여기는 바다가 없는 땅

2008-10-19

여기는 바다가 없는 땅

하지만 내가 선 이곳은 바다 밑바닥 떠 있는 달이 여기 아래를 보고서 웃고 있다 낮에는 태양이 나를 잡으러 와 잘 갈은 칼로 내 눈을 도려내지

외로웠던 땅이 물고기를 키우고 그것이 바다를 불러들인다

머리가 젖어 있는 건 여기가 바다 밑바닥이라서

내 눈이 젖는 건 여기가 바닥 밑 바닥이라서

손가락 하나에 금화 하나 물고기가 삼켜버린 금화 금화 하나에 손가락 하나 그러면 시는 고래의 등에 새긴다

땅은 하늘을 바라서 하늘을 바라서 언제나 손을 뻗지만 닿지 않아 그래서 바다를 불러들이고 내 머리를 적신다

내 입에서 나오는 것은 영혼이 아니라 그냥 한숨 내 손가락 끝에서 나오는 건 금화가 아니라 그냥 한숨

고래는 바다를 헤엄친다 여기는 바다가 없는 땅

달은 하늘에서 바다를 보고 그 하얀 바다 바닥을 걸어가면 저 멀리서 멀리서만 그리운 사람의 그림자만

등에 시를 새긴 고래는 저기 멀리서 하늘을 난다

이제 더 이상 글은 쓰지 않겠다 창성의 아쿠에리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