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카이 여행기
2015-07-12첫날 - 보라카이에 가는데는 12시간이 걸린다
차타고 비행기 타고 배타고 하느라 하루종일 보냄. 집에서 오전 11시에 출발해서 인천공항까지 가는데 두시간. 비행기 출발 세 시간 전부터 탑승권 발매 가능한데, 비행기 한시간 늦게 옴. 그래서 한시간 동안 여유있게 밥 먹고 놀았음. 여튼 그래서 입국 심사 통과하는데 한시간 안 걸렸는데… 백팩 안에 맥가이버 칼이 있어서 빠꾸. 맡겨 놓을 데도 없고 해서 택배로 집에 보내는데 공항에서 보내는 택배는 비쌌음. 만 이천원 내고 집으로 발송. 그 다음 다시 입국심사 거치고 입장. 일단 면세구역까지 가니까 두시간 정도 남음. 상황보니 쇼핑할 시간이 문제라 세시간 전에 가라는 거 같음. 아마 큰 비행사 비행기를 타면 탑승권 발매하는데도 시간이 더 걸릴지도 모르지만… 두시간 전에만 가도 매우 충분할 듯. 살 것도 별로 없었지만, 일단 술을 좀 사고, 선물용으로 쓸 담배도 좀 사고, 누나가 부탁한 화장품도 삼. 사실 화장품은 인터넷 면세점서 미리 골라서 주문해 두고 여기서 받기만 했음. 인터넷 면세점이 여러모로 싼듯. 어쨌든 뱅기타러 들어가서 다시 뱅기 문 나오는데 다섯시간 소요. 직항. 하지만 도착하면 여기가 한국보다 한 시간 늦음. GMT+8 뱅기 안에서 물을 마시려고 물통에 빨대를 꽂으니 물이 팍 하고 튀어올랐음. 기압차 때문으로 추정. 에어컨은 빵빵. 문 열고 나오니 정말 더웠음. 거기서 짐검사 하고 이래저래 하는데 한 시간쯤. 관세 물리기 위해 짐검사 많이 한다고 하던데 열어보라고는 했음. 나오니 택시인지 봉고인지 호객꾼들이 많았음. 하지만 호텔까지 데려다준다는 사우스웨스트 버스 예매를 해서 그걸 타고 감. 버스 한 시간 좀 넘게 걸리고 배 10분 그 다음에 호텔까지 15분 소요. 버스는 괜찮은데, 마지막 배에서 내릴 때 짐꾼들이 짐을 맘대로 내려버림. 특별히 막지도 않는 것으로 보아 대충 똑같은 인간들. 여튼 그래서 1달러 뜯김. 담번에 갈 때 큰 짐을 가져간다면 20페소쯤 줄 생각. 하지만 바다가 맑아서 기분나쁘지도 않음. 밤인데도 맑음. 도착하고 체크인, 어쩐지 보이가 팁을 바라는 거 같았지만 안줌 ㅋ 정신없었음. 방은 괜찮아서 씻고 자지만… 정말 더움. 에어컨이 아주아주 시끄러운데도 걍 켜고 잠. [gallery ids=“2571,2572,2573,2574,2575,2577,2578,2579,2580,2581,2582,2583,2586,2587,2588,2589,2590,2591,2592,2593,2594,2585,2576,2584”]
이틀째 - 해변 삐끼는 일단 1/3가격을 불러라
첫 아침 맛있었음. 호텔서 제공하는 셔틀 타고 바다 갔다가 삐끼한테 낚여서 생각지도 않았던 액티비티… 낚시+스노클링+섬 관광+선셋 세일링 해서 오천페소 6천 페소를 요구하는데 5천 페소로 깎았더니 결국 보니 6천 페소 나가더라(섬 입장료 200페소, 식당 자리값 400페소를 추가로 냄) 여튼 그래도 스노클링 좋고 낚시 좋았음. 아주아주 좋아서 다시 또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음. 맑은 바다에 나만 있다는 생각이 참 좋았음. 처음에는 정말 무서워서 두근두근 하는데 그 상태에서 선명한 색깔 물고기들이 돌아다니는 걸 보니 더 감동이… 나중에 보니 대충 두 배 정도 내고 한 것. 젠장! ㅋㅋㅋ 그래도 재밌었다. 티비를 보니… 온갖 동네 티비가 다 나온다. 좋더라. 한국 티비도 나옴. 저녁 바다는 좋음. 맛도 있고 먹을 거 많고 해피 아우어는 좋아. 맥주가 두 배 어쨌건 먹을 건 많음. 해변과 가게가 바로 붙어 있으니 참 좋다. 9시쯤 돌아오려고 보니 이쁘게 차려입은 애들이 클럽 가는 폼으로 가더라. 나이트 죽순입니다. 이런 느낌? 호텔 차 운전하던 애들이 막 수근수근 해변에 온갖 사람이 많더라. 안고서 애를 재우면서 스마트폰을 하는 필리핀 애엄마. 히잡 쓰고 스마트폰 하는 자매. 인도네시아인가? 칭얼대는 동생을 안고서 가는 언니 구걸에 가깝게 물건을 파는 아이들. 온가족이 물건을 파는 노점상. 즐거워하는 외국인.
사흘째 - 생각보다 음식이 맛있다
화요일. 밥은 로가나쟈인가 뭐 그런거 먹음. 소세지 같은 느낌? 아니 그것보단 산적이나 고기완자에 가까움 허벅지 사이가 쓸려서 쓰라리다. 어제 소금물 묻은채로 너무 걸었나 봐 이런 환경에서 원격 근무해도 괜찮을듯. 인터넷만 잘 되면…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이민 자료도 좀 알아보고 했음. 그런데 인터넷이 많이 느려. 여튼 그래서 수영장 혼자 쓰니 좋더라. 매일 수영해야지. 하고 결심했지만 예상대로 그것은 이룰 수 없는 바람… 칼리보 케이블 TV에서는 투계 중계를 해주더라 닭싸움. 중계를 봐서는 한 쪽이 죽어야 끝나는 듯 싶고, 생각보다 금방 끝나더라. 발에 칼 달고 하는 그런 건 아니었다. 밤에 혼자 해변을 거닐면 예쁘게 차려입은 여자들이 달라붙는다. 한국말로! 어제 나이트 죽순이인가 하는 여자들이 그런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었음. 이쁜애들은 보디가드로 보이는 사람이 붙어있더라.
나흘째 - 선크림은 꼭 바를 것
어제 어깨에 선크림 안발랐다가 오늘 쓰라려서 수영 안함… 자다 놀다 하다가 아침부터 나가서 걸었다. 전통시장을 갔는데 생각보다 작음… 아주 작음… 노량진 수산시장이나 자갈치를 생각하면 아주 실망할 크기. 하긴 섬이 작으니까… 여기서도 여전히 좀 호구짓을하다가 안이라는 종업원이 내가 게를 힘들게 먹고있는 걸 보고 불쌍했는지 살을 발라줌. 어깨가 쓰라려서 슬 들어옴. 해가 너무 강해서 밖에 못 있겠음. 모자 첫날 산 건 이미 망가져서 새로 200페소 주고 삼. 인터넷을 찾아보니 100페소면 아주 싸게 산 거라고 함. 호텔 와이파이는 아마 로그인 쿠키나 세션을 공유하나 봄. 유료인데 카페에서 로그인 해 두면 올라와서는 걍 된다. 그런데 인터넷 검색기록과 쿠키를 지워버려서 연결이 안 되는 상황이라 결국 호텔 와이파이 지름. 이틀 더 쓰는 것 때문에 200페소 추가 지출!
닷새째 - 역시 스노클링
목요일. 하루 남았다. 왜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가! 해변을 걸으니 세일링을 하겠냐고 누가 달라붙어서 좀 얘기하다 보니 900페소에 세일링+스노클링을 하기로 했다. 아아… 좀 싸게 했네 하면서도 오천페소 쓴 게 아까웠음. 두 번째 스노클링도 역시 재밌었다. 고기는 여전히 형형 색색에 물 속에서는 완전히 사바를 잊고 명상할 수 있었음. 세일링은 첫날 선셋 세일링보다 괜찮았다. 좀 빨리 가서 그런지 바람도 시원하고… 혼자 있으니 더 좋았던 듯. 끝나고 선원 두 명한테 팁 1달러씩 줌. 저녁은 리젠시 호텔 앞에 있는 레스토랑-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에서 먹었음. 종업원도 친절하고 맛도 있고… 테이블 담당 서버와 얘기 좀 많이 했음. 저녁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다음날 아침 11시에 3000천 페소로 스쿠버 다이빙 예약함. 깎아달라니까 정찰이라고 처음 하는 사람은 할인 안 된다고 ㅋ 고민고민 하다가 결국 6천 페소 추가인출 함. 출금 수수료가 200페소. 이래서 하루 소비금액 육만원 꼴이 됨…
엿새째 - 스킨 스쿠버 미만 잡!
스킨스쿠버는 스노클링보다 20배는 좋았다. 사실 등 뒤로 물어 떨어지려는데 갑자기 좀 무서워져서 안 들어가고 시간 좀 끌었음. 그래도 걍 떨어지니 별 거 아니더라 ㅎ 물 속은 정말 별세계였다. 수압 때문에 귀가 좀 아팠는데, 코를 막고 공기를 아주 강하게 불어넣어야 한다. 좀 약하게 했더니 계속 귀가 아팠다. 목도 말라서 기침이 계속 나오려고 했음. 그래도 정말정말 좋았다. 담에는 라이센스 딸테다! 라는 강력한 결심을 그때는 했음. 그때는… 점심으로 간 레드 코코넛이라는 가게는 술도 밥도 다 별로. 여기는 안가! VAT 12프로도 따로 붙고… 좋지 않았다. 저녁은 레전시 호텔 옆에 뷔페를 감. 생각보다 좀 별로였던게, 뷔페를 혼자가니까 얘기를 할 사람이 없어서 먹기만 하고, 그러니 도리어 더 많이 못 먹고… 뭐 그런 상황이었다. 게다가 너무너무 더워서… 중간에 요리사들이 단체로 나와서 춤을 추는 게 재밌었다. 그걸 먹고 좀 걷다가 어제 그 테이블 담당 서버를 만나서 얘기 좀 하고… 마지막 날이라 맥주 한 양동이를 또 먹고 급해져서 유료 화장실을 쓰고 뭐 그랬다.
마지막 날 - 꼭 또 올테다
새벽 4시에 사우스웨스트 버스 사람이 데리러 와서 그거 타고… 또 배 타고… 또 버스 타고… 열심히 이동하는데 하루 또 쓰고 돌아감. 그래도 일찍 일어난 덕에 일출은 봤다.
여행에 필요한 거
스노클링, 기타 활동에 쓸 얇은 긴팔 - 팔 어깨 등이 탄다. 선크림이 충분하면 괜찮을 수도 있음. 선크림 - 필수 수딩 알로에 - 피부가 약하면 필수. 한통 다 썼다… 저녁에는 꼭 바르고 잘 것. 모기약 - 필요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모기가 있는 날도 있고 없는 날도 있고…. 내가 묵었던 호텔에는 없었음. 바르는 모기약 - 필요. 그런데 나는 자꾸 잊어서 그냥 물렸다. 모자 - 큰 모자가 필요. 여기서 사는 건 어차피 일회용. 슬리퍼 - 2개가 있으면 좋음. 해변용, 내부용… 이라기 보다 여튼 말리고 모래 등등 생각하면 두개가 편함. 해변에 들고 다닐 작은 가방 핸드폰 방수 팩
비용
맛있게 먹으려면 한 끼에 만원을 잡는게 속편함. 나는 호텔에 딸린 식당이 제일 맛있었다. 차라리 전통시장이나 그런 데에 작은 식당 가는게 해변보다 나을 수 있음. 더 싸게 먹으려면 차라리 마트 가서 샌드위치나 빵이나 그런 걸로 대충… 그러면 한끼 100페소(2-3달러) 안쪽으로 때울 수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밥보다 음료가 비싸다. 액티비티는 한국 여행사 가격을 좀 알아보고 현지에서 한다면 그것보다 좀 싸게 한다고 생각하면 될 듯. 맥주는 마트에서는 산미구엘이 42페소(1달러쯤) 가게에서는 80-100페소 정도(해피아우어에는 2병이니까 마트랑 동일)이고 한국처럼 차가운 맥주가 없다는 걸 명심하면 됨. 화장실/WIFI가 딸린 가게가 있고 아닌 가게가 있음. 유료인 데도 있고… 5페소가 제일 싼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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