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 나이 제한
2008-11-25학교 게시판에 입학 나이 제한을 두자는 글이 올라왔다. 이게 무슨 소린가 해서-여기까지는 너무 어린 학생을 받지 말자는 얘기인 줄 알았다.- 글을 읽어보니. 나이 많은 사람-인생에 1차적으로 실패해서 이 길을 선택한-이 들어오면, 주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얘기였다. 기가 차기도 하고 이런 생각과, 조악한 논리력으로 세상 살기는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불쌍해지기도 했지만. 역시 슬퍼졌다. 일차적으로 인생에 실패한 사람이라는 말. 하나의 길을 가정하고 그 길 바깥은 잘못이라는 인식. 너무 자연스럽고 정신없이 철길만을 달려온 한국의 청소년이 그 철길을 놓는 사람이 되려는 곳에 들어와, 조금 천천히 달리다 보니 주위의 길을 달리고 있는 다른 차가 보이고, 그러다 보니 다른 길에서 온 사람들, 다른 길을 가는 사람들을 보고 그런 생각이 드는 걸까. 스물, 스물 한 살이, 스물 일곱, 여덟과 소통이 불가능한 수준이라니. 그저 오륙 년이 이 정체된 땅에서는 충분히 썩어버릴 만큼 긴 시간으로 느껴지는 건지, 아니면 … 아니 생각을 하면 할 수록 가슴이 착잡해진다. 어쩌면 글쓴이는 ‘만선이다!‘따위를 외치며 회심의 미소를 흘릴 수도 있겠지. 어느 쪽이든 슬프다. 그런 사람들이 교사가 될 한국의 미래가, 그런 사람들을 만들어온 한국의 과거가. 그리고 실패한 인생이라는 말에 어쩔 수 없이 가슴이 덜컥이는 내 과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