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해지자

2008-11-29

지난 금요일, 선배와 술을 마시며 실습 갔다 와서 느낀 점이라든가 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나는

  1. 교사의 무기력함을 보고 미래의 내 모습을 겹쳐 보았다.
  2. 수업 내용이 쓸모 없어 보였다.
  3. 쓸모 없는 것을 가르치면서 무기력하게 되기는 싫다. 그래서 좀 혼란스럽다.
라고 말했고. 선배는
  1. 교사는 아이들만을 보아야 한다.
  2. 필요한지 안한지는 배운 아이가 결정할 일이고, 그것도 지금 당장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3. 네가 지금 결론을 내리는 것은 오만이다.
라고 말했다.

선배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 내 말이 틀린 것도 아닌 것 같았다. 하지만 교사의 입장, 그것도 아직 시작도 안 한 내 신분에서 아이에게 관심이 먼저 돌아가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나는 아이들에게 관심이 없었다. 친해진 아이도 없고, 기억나는 아이도 없다. 그게 내가 교사가 되어야 할까 하는 고민을 또 하게 만든 원인이기도 하다.

그 뒤에 여러 이야기를 했고, 선배에게 좀 기분 나쁠 수 있는 고백-교수님과 관련된-여러 이야기를 했고, 선배는 기분 나쁠 수도 있는 그 이야기를 들어주고, 선배 관점에서의 대답을 들려주었다. 합의점을 찾고자 했던 것도 아니고 이미 지나가 버린 일이라 조금 문제가 있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역시 생활 태도를 조금 바꾸기로 했던 게 잘 한 결정이라는 결론을 내리게는 해 주었다.

선배가 그 뒤에 해 준 이야기와 기타등등에 대해 내가 느낀 바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술에 취한 정신이라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1. 교사의 역할은 아이와의 관계에서 결정된다.
  2. 어떤 일이든 내가 완전히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결론을 내리는 것은 오만일 수 있다.
  3. 가능성은 무한하다. 인간관계든, 다른 일이든 간에.
  4. 일을 안 하는 사람을 탓할 게 아니라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 신경을 써야 한다.
  5. 말의 무게는, 그 사람의 행동에 의해 결정된다.

말에 무게를 가질 수 있는 사람이 되자. 겸손해지자. 사람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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