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턴
2007-08-18최면술이 나온 영화중에 제대로 된 게 없었다.
사실 최면술이 나오는 영화 중에 지금 기억 나는 건 오늘 본 리턴과 몇 년 전에 본H 정도겠다.
최면술이라는 게 어찌 보면 사람을 조종하는 반칙기-또는 최강기-라서 쓰면 스토리가 재밌기가 힘들다고 본다.
각본가-뭐든 이야기를만드 는 사람-입장에서 인물 행동의 일관성이나 개연성 등의 문제를 ‘사실은 조종당하고 있었다.‘로 해결할 수 있는데 그걸 마구 안 쓰기는 힘든 일이고, 정신을 차려보면 스토리는 엉망이 되어 있을 것이다.
H는 그랬다.
다행히 리턴은 그렇지 않았다. 중간에 잠이 들까 걱정했던 H와는 달리, 스릴러라는 장르 이름에 충실하게, 영화 보는 내내 몸을 긴장하고 있어야 했다. 스토리가 칼같이 짜맞춰지고, 그 톱니가 돌아갈 때의 경탄이 나오거나 소름이 돋는 일은 없었지만.
내가 느꼈던 긴장과 불편함, 불안은 대부분 소리와 배우들의 연기에서 온 것이었다. 그놈 목소리에서도 보는내 내 불편했는데, 나는 뭐랄까, 감정이 너무 직접적으로 전달되거나, 전달되는 감정의 양이 지나치게 많은 걸 걸 못견뎌하는 편이다.-그래서 화려한 휴가 류의 영화는 못 볼 것 같다. 그건 실화니까.-
초반에 나오는 아이의 비명부터가 상당한 파괴력이었다. 이건 어쩌면 극장의 스피커 설정이 좀 그래서 그랬을지도. 지금 생각하니 뒷자리에 앉은 사람이 영화보면서 자꾸 움직이는 내 머리에 곤란해 하지 않았을까 한다.
여하튼 영화 내내 불편함을 지울 수가 없었는데, 의도한 거라면 이건 정말 괜찮은 영화다. 영화 내내 떨쳐낼 수 없었던 고통스런 기억이 스물스물 기어다닌달까, 뭐 그런 느낌이었다. 간단하게 한 줄로 요약하면, 두 번은 보고 싶지 않은 영화지만, 돈 아깝지는 않은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