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

2007-08-19

덥다. D-war를 보러 간 날이 더웠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다. 벌써 삼 주가 가까워 오니까. 여튼 그걸 보고 나서 간 술집은 그럭저럭 시원했고, 돌아오는 길도 그럭저럭 시원했다. 일단 D-war에는 두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1. 이야기
  2. 연출
거기다 하나를 더 꼽자면 CG정도가 있겠다. 이걸 빼면 뭐-이런 장르에서 배우의 연기는 크게 필요 없더라 -, 그럭저럭 볼 만한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이걸 빼고도 영화라고 부르는 굉장한 용자분들이 계시다면 별로 말릴 생각은 없다. 세상에는 60억이 넘는 인간도 있고, 나도 살고 있는 판국이니까.

사실 여기저기서 굉장하다고 하는 CG는 현재 나오고 있는 다른 CG떡칠 영화에 비해서 그렇게 굉장하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이무기만 혼자 튄다는 느낌이랄까. 공중 날아다니는 애들은 빨라서 표가 잘 안 나는데, 기어다니는 애들이라든가, 폭발해서 날아가는 부분이라든가, 용은 좀 그랬다. 특히 용이 이무기와 비교되서 좀 더 실망스러웠달까. 마지막 부분 전체적으로 색감이 구리구리하다는 느낌이라 이무기 둘이 싸우는 것도 눈에 잘 안 들어오고… 내 눈이 나쁜가. 아, 나 눈 무지 나쁘긴 하지. 돈을 다른 영화에 비해 덜 들인 게 사실이니까 할 수 없다면 할 수 없는데, 그거야 제작자가 할 말이고. 이렇게 B급이 되지 못한 B급 영화 한 편 찍느니 1-10억 들여서 30-300편쯤 찍어주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아님 자본금 어떻게든 한 자리 더 늘려서, CG만 가지고도 다들 먹어주는 영화를 만들든가.

스토리는 뭐… 어딘가 혀에 가시가 난 평론가 분이 연령이 네버랜드 주민을 넘어서면 스토리를 즐기기 힘들다는 내용의 말씀을 하셨는데, 거기에 대한 내 생각은 요즘 애들이 얼마나 똘똘한데.랄까나. 가만? 네버랜드 주민에 후크랑 그 해적들도 들어가는 건가? 여튼 그건 중요한 게 아니고, 그냥 영화 스토리를 아무 생각 없이 쫒아가기가 힘이 든다는 거다. 내가 너무 헐리우드 식 영화문법에 익숙해져서 그럴지도 모르겠… 지만, 디 워의 스토리에 대해 이런 이야기도 있던데, 이런 얘기가 나온다는 건 나만 그 캐릭터들의 행동이 이해가 안 됐던 건 아닌가보다. 차이점이라면 왜 그랬을까 하고 생각하는것 과 괴수 영화에 공부와 고찰까지 하고 싶지 않은 차이랄까. 역시 애정의 차이겠지…..하지만 재미가 없는걸.

마지막 30분이 멋지네 굉장하네 하는데;; 글쎄;; 기억이 안 나는 걸 보니 내가 치매거나, 그게 스티븐 시걸이 목 꺾는 것보다 액션이 시원치 않았거나 정도겠지. 예고편은 멋지더만.

이걸 쓰는 동안 스페셜 에딧이 다운받아져서 좀 읽고 왔는데, 본편보다 낫다. 거기 나오는 프리퀼 대로 영화를 만들었으면 좀 다른 욕을 들었을 것 같다. “이무기와 여의주란 이름만 나오는 판타지 영화”

우와, 여기까지 쓰고 나니 정말 두서없다. 영화에 필적할 만큼.

어디서 보니 디워를 보고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하던데… 나도 영화 보고 나서 느낀 건 안타까움일까나… 좀 손을 제대로 많이 봤으면 나았을텐데 하는 정도? CG가 어쩔 수 없이 조금 허술한 부분은 연출로 충분히 때울 수 있었을텐데…

방금 생각났는데, 이 영화에 대한 가장 큰 불만점은 왜 용이 인신공양을 받아야 승천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어찌 보면 가장 컸을지도 모르겠다.

심청전에도 심청이를 던져 제사를 지내고 하는 게 나오고, 서양의 드래곤도 처녀를 좋아하니까··· 는 -_-a 간지가 안 나잖아. 용왕씨도 심청이를 데려다가 고이 살려서 보내줬고, 그런 악한 드래곤은 다 퇴치되는데, 가족영화에서 착한 역인 놈이, 일단 인신공양부터 받자고 보는 건 좀 너무하지 않냐.

스페셜 에딧 보면 이해가 된다는 이야기는 기각. 그러면 일단 포르노를 하나 발매한 다음, 스페셜 에딧이라는 이름으로 적당한 이유 붙여서 스페셜 에딧 이라는 이름으로 pdf파일 하나 만들어서 이건 포르노가 아니에요~ 하면 되는가? 세상 참 쉽구나.

우아··· 돈 한 푼 안 나오는 이야기로 이렇게까지 적다니 나도 참···.

세 줄 요약 D워는 재미없었다. 나는 성소도 돈 주고 봤다. 인신공양을 할 거면 나한테 해라.

덧. 이게 요약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자는 그냥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나 탐독하면서 즐거운 날을 보내시길.

나 이런거 좋아한다. 아스트로 레인저